LLM 배심원 main-v1

AI For All Lab · 시뮬레이션 결과 · main-v1

여럿에게 물으면 정확해지는가 — 조건이 붙는다

문장 쌍 900개를 AI 심판 7개가 1~5점으로 판정했다. 채점 기준표를 주는지, 앞선 판정자의 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네 가지 상황을 만들어 25,200번을 물었다. 다수결은 대체로 이득이었으나 이득이 사라지고 손해로 뒤집히는 조건이 분명하게 존재했다.

기본 조건 개별

0.501

심판 한 명 기준 정확률

기본 조건 배심원

0.579

7명의 중앙값 기준 정확률

앵커 조건 배심원 이득

+0.4%p

앞선 답을 보여주면 이득이 사라진다

01 — 계획

무엇을 재려 했는가

AI에게 채점을 맡기는 일이 늘고 있다. 이때 실무자가 마주하는 선택은 단순하다. 모델 하나에게 물을 것인가, 여러 모델에게 물어 다수결을 낼 것인가. 후자는 비용이 모델 수만큼 든다. 언제 그 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 실험은 그 답이 두 가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 설계했다. 하나는 과제의 난이도이고, 다른 하나는 판정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과제 — 문장 두 개의 유사도 매기기

두 문장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1점에서 5점으로 매기게 했다. 등급의 뜻은 다음과 같다.

표 1. 유사도 등급의 정의.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두 문장이 공유하는 층위가 한 겹씩 벗겨진다. 이 정의가 곧 문항 제작 규칙이자 채점 기준이다.
등급정의예시로 보는 차이
5같은 사건·주장, 표현만 다름표현만 교체
4같은 주제, 세부 대상만 다름대상이 교체
3같은 분야, 초점이 다름초점이 이동
2부분적으로만 겹침범주만 공유
1무관공유 없음

난이도 — 정답 등급으로 정의한다

척도의 양 끝은 판단이 명확하고, 가운데로 갈수록 이웃 등급과 헷갈린다. 그래서 난이도를 정답 등급 자체로 정의했다.

  • 쉬움 — 등급 1과 5. 척도의 양 끝이다
  • 중간 — 등급 2와 4. 한쪽 이웃과 헷갈린다
  • 어려움 — 등급 3. 양쪽 이웃 모두와 헷갈린다

임베딩 코사인 유사도도 함께 측정했으나 보조지표로만 쓴다. 정답이 자의적이지 않은지 확인하는 용도이며, 난이도를 정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3장에서 데이터로 보인다.

02 — 설계와 수집

같은 심판에게 상황만 바꿔 물었다

사람 실험처럼 설계하되 참가자는 전원 AI다. 핵심은 같은 심판에게 같은 문항을 상황만 바꿔 제시한 것이다. 같은 심판이 자기 자신의 대조군이 되므로, 판정의 변화가 곧 조작의 효과다.

두 가지 조작

  • 루브릭 — 위의 5단계 정의를 프롬프트에 붙여 줄 것인가
  • 앵커 — “앞선 판정자는 N점으로 판정했습니다”를 덧붙일 것인가

앵커의 N은 언제나 정답에서 한 칸 벗어난 값이다. 그대로 따르면 한 문항도 맞힐 수 없다. 남의 판단에 얼마나 끌려가는지를 재기 위한 장치다.

채점을 “정확일치”로 한 이유

앵커가 늘 정답±1이므로, 한 칸 차이까지 정답으로 쳐주면 앵커를 그대로 따른 심판이 900문항을 모두 맞힌 것으로 집계된다. 이 설계에서 정확일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문항

900쌍

3개 분야 각 300쌍

심판

× 7개

상용 4 + 오픈웨이트 3

조건

× 4가지

루브릭 유무 × 앵커 유무

수집 판정

25,200건

결측 0건

심판 7개

계열을 최대한 흩었다. 같은 회사의 모델끼리 오류가 겹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다. 전 모델을 온도 0, 추론 기능 끔으로 고정해 같은 입력에 같은 출력이 나오도록 했다.

표 2. 심판 구성. 무료로 돌릴 수 있는 오픈웨이트 모델이 3개 포함되어, 같은 실험을 적은 비용으로 재현할 수 있다.
심판계열실행
Gemini 2.5 FlashGoogle 상용API
GPT-4o-miniOpenAI 상용API
Claude Haiku 4.5Anthropic 상용API
GPT-OSS 120BOpenAI 오픈고속 API
Gemma 4Google 오픈연구실 서버
EXAONE 3.5LG 오픈연구실 서버
Llama 3.1 8BMeta 오픈연구실 서버
03 — 정답과 코사인

정답은 자의적이지 않다 — 다만 코사인이 대신할 수는 없다

정답 등급을 우리가 정했으니, 그것이 임의로 붙은 것이 아님을 보여야 한다. 독립적으로 측정한 코사인 유사도와 비교했다.

정답 등급별 코사인 분포

위는 본실험 900문항, 아래는 사람이 라벨링한 공개 자료 KorSTS

정답 등급별 코사인 유사도 분포
그림 읽는 법

가로축은 두 문장의 코사인 유사도(0~1)이고, 세로로 다섯 줄이 정답 등급이다. 막대 높이는 그 등급 안에서의 비율, 막대 위 숫자는 문항 수다. 주황색 띠는 참고로 표시한 0.4~0.6 구간이다.

정답 등급이 올라갈수록 분포가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정답 1은 0.4~0.6에 80%가 몰려 있고, 정답 5는 94%가 0.8 이상이다. 순위상관이 0.857로, 우리가 정한 정답이 독립 측정치와 잘 정렬된다.

다만 두 가지 한계가 함께 보인다. 첫째, 정답 2와 3의 분포가 거의 겹친다. 평균이 0.581로 같아 코사인만으로는 두 등급을 구분할 수 없다. 둘째, 0.2 아래가 완전히 비어 있다. 아래 KorSTS에서도 똑같이 비어 있으므로 이것은 우리 문항의 특성이 아니라 임베딩 자체의 성질이다. 같은 언어·같은 문체의 문장은 내용이 전혀 달라도 최소한의 유사도를 공유한다.

난이도를 두 가지로 정의했을 때

왼쪽 정답 등급 기준 · 가운데 코사인 구간 기준 · 오른쪽 두 기준의 교차표

정답 기준과 코사인 기준의 난이도 비교
그림 읽는 법

왼쪽과 가운데는 난이도 세 구간의 배심원 정확률이고, 막대 넷은 네 조건이다. 오른쪽은 두 기준이 같은 문항을 어떻게 분류했는지 세어 놓은 표이며, 대각선이 두 기준이 일치한 문항이다.

코사인 기준(가운데)이 더 깔끔한 계단을 만든다. 그러나 오른쪽 교차표를 보면 두 기준이 일치하는 문항은 443개, 절반이 채 안 된다. 특히 정답 기준으로 어려움인 문항 중 코사인 기준으로 쉬움인 것은 0개다.

이유는 구조적이다. 코사인의 양 극단은 정답 1과 5가 차지하므로 정답 3이 그쪽에 들어갈 수 없다. 코사인으로 난이도를 나누면 사실상 정답 등급을 다시 쓰는 것이 된다. 두 축이 독립일 수 없으므로 코사인은 보조지표까지가 적정하다.

04 — 기본 결과

난이도는 정답 등급의 순서와 다르다

아무 도움도 주지 않은 기본 조건부터 본다.

정답 등급별 개별·배심원 정확률 — 기본 조건

채점 기준표도 앞선 답도 주지 않은 상태

기본 조건에서 정답 등급별 정확률
그림 읽는 법

파란 막대는 개별, 즉 심판 한 명 한 명이 맞힌 비율의 평균이다. 주황 막대는 배심원, 즉 7명의 점수를 모아 중앙값을 냈을 때의 정확률이다. 화살표 위 숫자가 배심원 이득으로, 모으는 것이 이득인지 손해인지를 뜻한다.

정답 5가 가장 쉽고 정답 2가 가장 어렵다. 정답 1은 중간이다. 척도의 양 끝이 모두 쉬울 것이라는 예상은 절반만 맞았다.

정답 2에서만 배심원이 개별보다 낮다. 다른 구간에서는 모으는 것이 이득인데 이 구간만 −6.1%p로 손해다. 7명이 같은 방향으로 틀리면 중앙값이 그 오답을 그대로 확정하기 때문이다. 다수결은 실수가 서로 다른 방향일 때만 작동한다.

반대로 정답 4에서 이득이 가장 크다(+36.1%p). 개별로는 절반 남짓 맞히던 것이 모으면 90%에 가까워진다. 이 구간에서는 오차가 서로 상쇄된다.

05 — 2×2 결과

판정을 어떻게 모으는지가 결정한다

이제 본론이다. 채점 기준표와 앞선 답이라는 두 축을 바꿔 가며 네 조건을 비교한다.

표 3. 네 조건의 전체 결과. 이득은 배심원에서 개별을 뺀 값이다.
조건루브릭앵커 개별배심원이득
A 기본없음없음 0.5010.579+7.8%p
B 루브릭있음없음 0.5340.654+12.0%p
C 앵커없음있음 0.3070.311+0.4%p
D 둘다있음있음 0.4940.586+9.2%p

네 조건 — 정답 등급별 개별·배심원 정확률

막대 위 숫자는 개별에서 배심원으로의 변화량(%p)

2×2 네 조건의 정답 등급별 정확률
그림 읽는 법

네 칸이 각각 한 조건이고, 칸 제목에 그 조건의 전체 정확률이 적혀 있다. 가로축은 정답 등급 1~5, 파란 막대가 개별, 주황 막대가 배심원이다.

A에서 B로 — 채점 기준표를 주면. 정답 3이 0.49에서 0.83으로 크게 오른다. “같은 분야인데 초점이 다르다”는 판단은 기준을 알려주어야 가능하다. 다만 정답 4는 오히려 떨어진다. 기준표가 판정을 전반적으로 아래로 당기는데, 정답 4에서는 그 이동이 지나쳤다.

A에서 C로 — 틀린 힌트를 주면. 모든 등급이 무너진다. 전체 배심원 정확률이 0.579에서 0.311로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더 중요한 것은 배심원 이득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모든 심판이 같은 힌트를 보고 같은 방향으로 끌려가므로, 7명의 의견이 사실상 한 명분이 된다.

C에서 D로 — 힌트가 있어도 기준표가 있으면. 0.311에서 0.586으로 회복된다. 기준표가 힌트의 피해를 막아 주지만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한다.

같은 조작인데 효과가 다르다

두 조작을 따로 떼어 보면, 상대 조건에 따라 효과 크기가 크게 달라진다.

표 4. 배심원 정확률 기준 효과 크기. 같은 조작이라도 상대 조건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상호작용이라 한다.
조작상대 조건효과해석
루브릭앵커 없을 때 +7.6%p정확도를 조금 올린다
앵커 있을 때+27.4%p 피해를 크게 막아 준다
앵커루브릭 없을 때 −26.8%p판정이 무너진다
루브릭 있을 때−6.9%p 피해가 4분의 1로 준다

채점 기준표의 가치는 정확도를 조금 올리는 데 있지 않다. 판정이 외부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데 있다.

06 — 요약

다섯 문장으로

  • 다수결은 조건부로만 이득이다. 전체로는 +7.8%p지만 정답 2 구간에서는 −6.1%p로 손해였다.
  • 판정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앞선 답을 보여준 것만으로 배심원 정확률이 0.579에서 0.311로 떨어졌고 이득은 사라졌다. 여러 모델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신뢰도가 오르지 않는다.
  • 채점 기준표는 방어막이다. 정확도 개선보다 외부 정보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효과가 훨씬 크다.
  • 난이도는 정답 등급의 순서와 다르다. 정답 5가 가장 쉽고 정답 2가 가장 어려웠다.
  • 코사인은 보조지표까지가 적정하다. 정답의 타당성은 뒷받침하나 정답 2와 3을 구분하지 못하고 정답 등급과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

이 결과로 말할 수 없는 것

심판 7개를 모두 추론 기능을 끈 상태로 돌렸다. “LLM 일반”이 아니라 “비추론 모드의 소형~중형 모델”에 대한 결과다. 또한 이 결과는 등급을 정해 놓고 생성한 문항에 대한 것이다. 사람이 라벨링한 자료(KorSTS·KLUE-STS·STS-B)는 각각 별도의 분석 대상으로 따로 다루며, 이 카드의 결론을 보증하거나 대체하지 않는다. 정답 2 문항 일부에서 라벨 오류가 확인되었고, 재검토하면 그 구간 수치는 달라진다.

07 — 재현

노트북과 자료를 함께 공개한다

이 카드의 모든 표와 그림은 노트북 하나를 실행하면 그대로 재현된다. Colab이나 주피터랩 어디서든 돌아간다.

표 5. 내려받을 파일. 파일 이름을 누르면 곧바로 저장된다. 노트북은 두 CSV만 있으면 실행된다.
파일내용규모크기
llm_jury_analysis_v2.ipynb 재분석 노트북 — 표·그림 전체 재현 31셀30 KB
data/items_main_v1.csv 문항과 정답 등급, 코사인 900행165 KB
data/judgments_main_v1.csv 모델 판정 원본 25,200행747 KB

노트북은 한글 글꼴을 자동으로 잡고, Colab에서는 파일 업로드 창을 띄운다. 표와 그림마다 읽는 법을 함께 적어 두었다.

윈도우에서 받으실 때

두 CSV는 UTF-8(BOM 포함)으로 저장했다. 내려받아 엑셀에서 그냥 열어도 한글이 깨지지 않는다. 파이썬에서는 pd.read_csv(경로, encoding='utf-8-sig') 로 읽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