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마을의 메아리
— 뉴스는 ‘조현병’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5년을 따라간 여행 —
— 뉴스는 ‘조현병’을 어떻게 이야기할까? 5년을 따라간 여행 —
한 연구자가 조용히 신문을 넘기다 문득 궁금해졌어요.
“뉴스는 ‘조현병’이라는 병을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할까? 무섭게? 아니면 따뜻하게?”
그런데 신문 기사가 너무 많아서, 한 사람이 다 읽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답니다.
5년 동안 쌓인 조현병 기사는 무려 2만 2천 개가 넘었어요.
하루에 백 개씩 읽어도 몇 년이 걸릴 양이었죠.
“이걸 어떻게 다 읽지?” 연구자는 좋은 생각을 떠올렸어요. 똑똑한 인공지능 친구들을 부르기로요!
인공지능 친구는 기사를 하나하나 읽으며 먼저 물었어요.
“이건 정말 조현병 이야기일까, 아니면 그냥 단어만 나온 걸까?”
그렇게 관련 있는 기사와 없는 기사를 두 바구니에 척척 나눠 담았답니다.
뉴스에는 두 종류의 안경이 있었어요.
하나는 ‘일화적 안경’ — 사건 하나, 사람 한 명만 크게 비춰요.
다른 하나는 ‘주제적 안경’ — 배경과 사회 전체를 넓게 비추죠.
같은 일도 어떤 안경으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였답니다.
인공지능은 기사마다 목소리 색깔도 칠했어요.
따뜻한 긍정, 담담한 중립, 그리고 겁을 주는 부정.
부정 기사가 많아지면, 사람들 마음속에 ‘부정적 인식’이라는 얼룩이 생겨요. — 병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무서워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놀라운 걸 발견했어요!
일화적 안경으로 쓴 기사는 무려 열에 일곱(73%)이 무섭고 부정적이었어요.
하지만 주제적 안경으로 쓴 기사는 다섯에 하나(20%)만 부정적이었죠.
같은 병을 이야기해도, 넓게 보면 훨씬 덜 무서웠던 거예요.
모든 기사를 종류별로 쌓아 보니,
가장 높이 쌓인 건 슬프게도 ‘일화적-부정’ 더미였어요.
전체 조현병 기사 셋 중 하나(31%)가 여기에 속했죠.
가장 무섭게 그린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는 뜻이에요.
평소에는 잔잔하던 뉴스가, 큰 사건이 터지면 갑자기 폭풍처럼 쏟아졌어요.
2023년 여름, 무서운 사건이 있던 달에는 부정적 인식 기사가 평소의 두세 배로 치솟았답니다.
사건은 지나가도, 사람들 마음의 얼룩은 오래 남았어요.
더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큰 사건이 나면, 서로 다른 신문·방송·인터넷 뉴스가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해졌어요.
마치 여러 악기가 어느새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듯이요. 이걸 ‘동조화’라고 불러요.
그렇다면 뉴스들이 서로 그대로 베낀 걸까요? 아니었어요!
글자를 똑같이 복사한 경우는 거의 없었어요(0.6%).
대신 저마다 따로 취재하면서도 모두 ‘똑같은 안경’을 꼈던 거예요.
생각의 방향이 저절로 하나로 모인, 더 깊은 이야기였죠.
이야기는 우리에게 살며시 알려줘요.
뉴스가 어떤 안경을 끼느냐에 따라, 우리가 이웃을 보는 마음도 달라진다는 걸요.
무섭게만 비추는 일화적 안경보다, 배경을 이해하는 따뜻한 주제적 안경을 함께 낀다면—
부정적 인식이라는 얼룩은 조금씩 옅어질 거예요. 🌱
이 동화는 실제 연구 ‘조현병 언론보도의 프레임·동조화 분석’을 쉽게 풀어 쓴 것이에요.
연구 원본과 미팅 자료는 포털에서 내려받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