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막
영국에서 온 마트
테스코의 시절
홈플러스는 한때 영국 유통공룡 테스코의 깃발 아래 전국에 카트를 굴리던 대형마트였다. 주말이면 가족들이 카트를 밀던, 동네의 거대한 장바구니였다.
제 2 막
사모펀드의 인수
2015 — 7.2조 원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약 7조 2천억 원에 사들였다. 국내 유통 인수 중 손꼽히는 초대형 거래였다. 마트의 새 주인은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펀드였다.
동네 마트의 주인이, 펀드의 포트폴리오가 되었다.
제 3 막
점포가 하나씩
자산 매각의 시간
인수 뒤, 일부 점포는 팔려 건물주에게 다시 임대료를 내는 세일앤리스백으로 돌아섰다. 알짜 부동산이 현금으로 바뀌는 동안, 매장 수와 직원의 자리는 조금씩 줄었다. '효율'이라는 이름의 다이어트였다.
제 4 막
회생을 신청하다
2025-03 — 법정관리
2025년 봄, 신용등급이 내려가자 자금줄이 얼어붙었다. 홈플러스는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국내 대형마트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멀쩡히 영업하던 마트가 회생을 신청했다는 소식은 포털을 뒤덮었다.
장은 그대로 보는데, 마트는 법정으로 들어갔다.
제 5 막
책임은 누구에게
공방의 시작
납품업체의 대금, 입점 점주의 생계, 직원의 고용 — 불안이 사슬처럼 번졌다. 한쪽은 사모펀드가 무리하게 빚을 얹어 회사를 약하게 만들었다고 했고, 다른 쪽은 업황 탓이라 했다. 마트 하나의 회생이 '사모펀드 책임론'이라는 큰 질문으로 번졌다.
카트는 멈추지 않았지만,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